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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10-17 11:16:40
제목백발 어르신부터 영유아까지… “학교가 마을공동체로 변했다”

[학교가 달라진다]국내 첫 복합시설 ‘동탄중앙이음터’

2017년 12월 11일자 A1면.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정치권과 교육계에서 자주 인용하는 아프리카 속담이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가정, 학교는 물론이고 지역사회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12일 찾은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학교복합시설 ‘동탄중앙이음터’는 그 자체로 하나의 ‘마을학교’였다. 인접한 초중고교 학생들이 자유롭게 도서관 등을 이용했고 지역주민들이 학생들의 체험활동 등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는 곳이었다. 

○ 경기도교육청-화성시 모두 ‘윈윈’  

12일 학교복합시설인 동탄중앙이음터 1층 마을카페에서 동탄중 학생들이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의 일환으로 바리스타 실습을 하고 있다. 화성=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016년 9월 문을 연 동탄중앙이음터는 전국 유일의 학교복합시설이다. 원래 이음터 부지에는 동탄중앙초 운동장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은 2015년 화성시에 이곳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화성시가 여기에 학교복합시설을 지으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 동탄중앙초와 연결돼 있는 이음터에는 어린이집과 마을카페, 도서관, 강당, 체육시설 등 지역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동탄중앙초 학생들은 자체 운동장을 대신해 학교와 붙어 있는 시립 운동장을 마음껏 사용하고 있다. 학교 수업시간 중에는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돼 사실상 ‘학교 운동장’과 다름없다. 지역주민들은 방과 후에만 운동장을 이용하고 있다. 

교육청과 시가 학교시설 복합화에 합의한 건 제한된 예산과 부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도서관, 편의시설 등을 만들고자 하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동탄2신도시에는 초고층 아파트가 즐비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다. 2015년부터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가 시작되면서 학교는 물론이고 도서관, 공원, 체육시설 등을 새로 지어야 했지만 두 기관이 각자 갖고 있는 부지와 예산은 한정적이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목한 게 학생과 지역주민 모두 이용이 가능한 학교복합시설이었다. 하지만 학교시설 복합화가 가능한 법적 기반이 없다 보니 지자체 주도로 추진해야 했고 건립비용 260억 원 역시 전액 화성시가 부담했다.  

 

 

○ 학생들 다양한 체험활동 가능해 인기  

“이곳에 한 번도 오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와 본 사람은 없을 거예요.” 

이날 동탄중앙이음터 3층 어린이도서관 앞에서 만난 학부모 이모 씨(38·여)는 “아이 덕분에 내가 요즘 책을 자주 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동탄중앙초에 입학한 이 씨의 자녀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교와 이음터를 연결하는 통로를 통해 어린이도서관으로 ‘하교’한다. 이 씨는 학교 교문이 아니라 어린이도서관에서 아이를 만난다. 접근성이 좋으면서 학부모 출입이 자유로운 덕분이다. 

이음터에서 만난 주민들은 동탄중앙초와 인근 중고교 학생들은 물론이고 영유아부터 백발의 어르신까지 다양했다. 특히 학생들은 학교에서 할 수 없는 체험활동을 이음터에서 할 수 있다며 만족해했다.  

이음터 1층 마을카페에서는 동탄중 학생 15명이 마을강사의 지도에 따라 바리스타 실습을 하고 있었다. 이음터 5층에서는 동탄중 다른 반 학생들의 재봉틀 실습이 한창이었다.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이음터 5층 정보통신기술(ICT) 프로그램실이다. 학교에서 일일이 사기 어려운 고가의 3차원(3D) 프린터 수십 대와 드론, 레이저 커팅기까지 갖춰져 있다. 조난심 이음터 운영센터장은 “올해 학교 38곳을 방문해 드론 수업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아 올해 7000만 원이던 관련 예산을 내년 1억 원으로 늘렸다”고 했다.  

○ 지역주민들이 체험활동 선생님으로 

 

 

이음터에서는 방학 때마다 아이들에게 무용, 만들기, 미술 등 각종 체험활동을 가르쳐 주는 ‘마을학교’가 열린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 175명이 참석했는데 올 여름방학 때는 300여 명으로 늘었다. 특히 마을학교 강사 대부분이 지역주민이라 학부모들이 믿고 아이를 맡긴다. 이음터에서는 마을교육공동체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민 중 소질과 적성이 있는 지역주민을 마을강사로 초빙하고 있다. 일종의 ‘재능나눔’이다. 

이음터는 학부모가 아닌 주민들에게도 소중한 공간이다. 1층 마을카페는 지역주민 22명으로 구성된 ‘커피사봉(커피를 사랑하는 봉사자 모임)’이 운영하고 있다. 봉사단원 김천희 씨(64·여)는 “신도시라 주민들과 친해질 기회가 없는데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봉사를 하면서 주민들과 돈독해질 수 있었다”고 했다. 

 

 

 

 

 

출처: 김호경 기자, 동아일보

http://news.donga.com/3/all/20181016/92410949/1